" 살자의 반대말은 자살인걸요. "
[초고교급 자살 도우미]
주로 인터넷 블로그에서 의뢰를 받아 일을 진행하고 있으며 일을 할 때에 불리는 이름은 '시더'. 어떻게 그렇게 자살방법을 잘 아느냐- 하면, 자살을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아니, 사실은 현재 진행형이지. 중학교때부터 자살을 꿈꿔왔고, 무수한 시도를 해보았으나 원치 않은 운 때문에 늘 살아남았다. 어차피 실패할 자살이라면 생산적인 활동이라도 해야겠지… 그리 생각한 아이는 자선사업을 한다는 느낌으로 죽고싶다는 사람들을 도와주기 시작했다. 자신은 모두 겪어본 일이니까… 이렇게 하면 어디가 아파요. 이렇게 하면 쉽게 들켜요. 말리지는 않느냐고? " 글쎄. 죽고싶어하는 그 마음은 내가 누구보다 잘 아는데… 굳이 말려야하나요? 나는 잘 모르겠어요. 솔직히 말 하자면, 대리만족도 되니까." 아 그치만, 정말 죽고 싶은 게 아닌데 가벼운 마음으로 의뢰를 한거라면 당연히 말리지요. 그런 마음은 본인에게도, 자살을 한 사람들에게도 실례랍니다. 뭐어, 처음에는 자선사업이었지만 자신에게 의뢰를 하기 위한 첫번째 규칙이 미련을 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은 쓸모가 없어진 자신의 재산을 시더에게 선물하고나서 자살을 하고는 한다더라. 혹은 그녀의 말에 자살을 그만두게 되는 사람이 고맙다며 선물을 들고오는 일도 적지않게 있어서 본의 아니게 돈까지 벌게 되었지만… 일단 본인은 굉장히 만족하고 있는 듯.
- 꽤나 차분한 성격으로, 늘 말을 할 때에도 조용히 나긋나긋 말 하고는 한다.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늘 평정심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또한 쉽게 화를 내려하지 않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모든것을 판단하려한다. 뭐, 그래봤자 결국은 제 주관을 객관이라 믿을 뿐이지만… 어찌 되었든 상담자 역할은 꽤나 어울릴지도 모르지. 아, 평정심 유지를 위해서 라마즈 호흡법도 꿰고 있다는 것 같더라.
- 애초에 말수가 적은 편인데다가 표정도 무표정만을 고수하고 다른 표정은 잘 보이지 않으려고 해서 남들이 보기에 무뚝뚝한 성격이라 보일지도 모르겠다.
- 이러니 저러니 해도 결국은 어린애여서 꽤나 고집도 세고 휘둘리기도 잘 휘둘린다. 본인이 자각을 하지 못했을 뿐, 억눌렀던 감정이 터지면 실로 어린아이처럼 풍부한 감정을 보일지도 모르지.
- 어린아이 같다는 말은 어찌보면 잔혹함과도 같다. 호기심이 많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까? 궁금한 일이 생기면 그냥 넘어가지를 못하고 주변에 물어보고 다니는 타입이다. 물어보고 다님에도 답이 나오지 않으면 저 스스로 실천하는 그야말로 실천파. 도덕윤리에 심하게 어긋나는 행위가 아니라면… 아니, 어차피 자신은 언젠가 자살 할 몸이니까 도덕윤리에 어긋나더라도 정말 궁금해서 참을 수 없을 정도가 된다면 망설임없이 행동으로 옮기는 편이기에 물어보면 즉각 대답해주는것이 좋다.
- 일단, 자신의 신념이란 게 있어서 그 신념을 고집하는데 문제는 그게 잘못 된 신념이여도 귀 닫고 입 닫고 그것만 고수하는 편. 어떻게 보면 짜증나는 타입에 속할지도 모르겠다.
- 거짓말에 능하다. 능하다기보단, 어떤 질문을 해도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적당히 애매한 대답만 하니까 거짓말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편에 속하지. 허나 상대가 잘못 된 사실을 가지고 온다면 그것은 고치려드는 편이다. 가령 자신이 거짓말을 하지 않았을 때에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들고온다면 아니 그건 아니지. 라고 답한다던가, 거짓말을 했는데 다른 이상한 거짓말을 들고온다면 난 그런 건 안해. 라고 덧붙인다던가. 알기 쉬운 타입이라고 생각된다.
- 가족은 어머니와 자신, 이렇게 단 둘뿐.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고 원래 아버지도 계셨다는데 하나에가 중학교에 들어가기 얼마 전에 곧 있으면 중학생이 되는 딸아이를 위해 선물을 사고 집에 돌아오던 길, 졸음운전을 하던 트럭과 정면으로 부딪혀 돌아가셨다고 하더라. 그런 아버지가 남겨주신 유일한 유품이 손목에 차고 있는 시계. 상당히 애지중지 한다고 해서 건드리려 하면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 그 이후로 선천적으로 몸이 안 좋으신 어머니가 하나에를 위해 일을 시작했고, 중학교에 들어가게 된 하나에는 그저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더 예쁘게 생겼다는 이유로 동급생들에게 의해 심한 이지메를 당했었다. 별 거 아닌 이유 치고는 정말, 정말 심했었다. 가위로 머리카락을 엉망으로 들쑥날쑥하게 자른다거나, 밥을 먹고 있는데 국에 우유를 쏟아붓는다거나, 화장실에 있으면 머리위로 물 한바가지를 떨어트린다거나, 무작위로 구타를 한다거나. 그렇기에 시더는 중학교 시절 진심으로 자살을 갈망해왔었다.
- 그러나, 원치않은 행운으로 인해 어떤 행동을 해도 살아나게 되어버렸다고.
- 제 아무리 튼튼한 밧줄을 가져오더라도 목을 메려하면 당장에 끊어져버리고, 손목을 그어도 누군가에게 발견 되어버리고, 어딘가에서 떨어져도 한두달 정도 혼수상태로 있다가 깨어나는 것이 기본. 죽기 위해서 몸을 던졌는데 그 행위로 인해 어머니가 더욱 힘들어하신다는 것을 알고 더욱 죽음을 갈망하게 되었다. 병원비네 뭐네 어머니가 낼 수 있는 돈은 없어. 그렇다면 내가 빨리 이 목숨을 끊어야… 우선, 어머니가 무엇 때문에 더욱 힘들어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 11월 14일의 탄생화는 소나무로, 꽃말은 불로장생. 본인은 모르고 있지만, 아마 생존에 관해서만 쓸데없이 운이 좋은 건 이런 이유도 있을지도 몰라.
- 아이사카 하나에, 어머니가 아이를 낳기 전 아름다운 꽃이 잔뜩 피어있는 꿈을 꾸었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저렇게 예쁜 이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굳이 '시더'라는 이름을 고집하는데 이유는 글쎄. " 잔챙이들이 알아보면 귀찮아지니까. …그 녀석들이랑은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아." 아마, 자신을 이지메 했던 아이들을 이르는 것이겠지. 내 이름을 아는 건 어머니와 지금의 동급생들이면 돼. 그 이상은 필요 없어.
- 그랬던 적이 있으니만큼 조금만 자신을 위협한다고 판단이 되어도 곧장 몸을 움츠리고 방어태세를 보인다고 하더라.
- 경계심이 심하냐고? 뭐,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자기가 막 엄청 고슴도치여서 건들면 찌르고 그러는 줄 아는데 조금만 예쁘다 예쁘다. 난 널 해치지 않아. 착하지. 이런 식으로 쓰다듬어주면 금방 가시를 내리는 고슴도치 정도. 상당히 다루기 쉬운 편에 속한다.
- 본의 아니게 유급을 하게 됐는데, 그 이유는 다름아닌 투신자살을 시도했음에도 짧게는 두 세달, 길면 여섯달 정도 입원하고 퇴원하기를 반복하다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하더라. " 딱히 상관은 없어. 애초에 학교가 아니면 갈 곳도 마땅히 없는걸."
- 굳이 검은 드레스를 입고 있음은 다름이 아닌, " 중학교 시절에 날 도와주려 했던 사람이 있었어요." 그 사람은 하얀 나비와도 같은 하얀 드레스를 펄럭이며 내게 날아왔어. 어떤 기분이었을 것 같아? " 히어로? 우스워." 이건 반항이야. 아무도 날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아이는 그런 아이일 뿐이야.
- 거기다가, 죽는다면 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죽고 싶어요. 보통 그런 이유로 이지메를 당한다면 예쁜 것에 질색하지 않느냐고? 그 녀석들이 비웃은 나는 그 녀석들에 의해 추한 모습으로 변해 버렸으니까. 비웃지 못하도록 아름다운 나로 다시 돌아가야만 해. 그렇기에 아이는 자신을 꾸미는 일을 꽤나 좋아했다. 나는, 나는 늘 아름다워야만 해. 절대 얕보이지 않도록. 자신을 꾸미기 위해서 한국에서 들여온 나전칠기에 늘 많은 악세사리들을 들고다닌다고.
- 사실은, 2ch에서 시작되었다. [ 자살을 도와드립니다. 죽고 싶으신가요? 어떤 식으로 죽고 싶으신가요? 문의 주시면 뭐든 답해드려요. ] 라는 스레로 시작해 많은 사람들의 문의를 받았고, 또한 그 무서움을 직접적으로 알려주기에 많은 사람들의 자살을 막았다. 자신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선역할을 하게 되었고 그렇기에 넷상에서는 시더라고 하면 정말 여러가지 의미로 유명하더라. 그 평가는 세개로 나뉘어진다. ' 어떻게 그렇게 잘 아는지는 모르겠지만 듣고 있으면 자살 하고싶다는 생각이 사라진다. 분명 심리 쪽 종사자일거다.' ' 최근에 진지하게 자살을 고민하고 있는데 주변 평가를 들어보니 굉장히 신뢰성이 깊다.' 마지막의 평가는, ' 정신 이상자일 것이다.' … 뭐, 당연하지. 나는 신경 안써.
예쁜 악세사리가 잔뜩 들어있는 나전칠기
-미도리카와 미도리
>행복 찾기 친구
늦어버렸지만, 많이 돌아왔지만, 두 사람 나름의 행복을 찾기로 했다. 진짜 행복해질 수 있으면 좋겠어요.